안녕하세요, 기술XR팀의 Celina입니다.
저는 요즘 Kode Runner라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코드러너는 어느덧 1년 전인 2022년 9월 6일에 처음으로 열린 카카오뱅크의 사내 기술 컨퍼런스랍니다. 새로운 행사를 준비하는 것만큼 지난 행사를 되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니, 1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그날을 회고해 보려고 합니다.
긴 글이지만 끝까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내 기술 컨퍼런스, 왜 필요할까요?
저는 카카오뱅크의 DevRel(Developer Relations)을 맡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일반 대중에게 회사를 홍보하여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을 PR(Public Relations),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기업으로 홍보하여 투자를 유치하는 것을 IR(Investor Relations) 이라고 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DR(Developer Relations) 은, 사내 개발자들의 성장을 돕고 회사의 기술 문화를 조성하며 대외적으로는 우리 회사의 기술력과 기술 문화를 홍보하는 역할을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회사 안의 개발자들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밖의 개발자들이 카카오뱅크에 합류하고 싶도록 하는 것이 DevRel 활동의 목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많은 회사들이 DevRel 활동의 일환으로 기술 세미나,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기술 컨퍼런스는 기술 경쟁력을 갖추는 것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술 조직 구성원들의 교류와 성장, 동기부여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카뱅 역시 ‘기술을 바탕으로 은행을 엔지니어링한다’ 라는 문구처럼 기술 컨퍼런스를 통한 지식 공유와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본격 Kode Runner 2022 파헤치기
1. ‘Kode Runner’ 이름과 컨셉은 어디서 왔나요?
80년대를 강타한 고전 게임 로드러너(Lode Runner) 아시는 분?🙌🏻 Kode Runner는 바로 이 전설적인 게임 ‘Lode Runner’ 와 카뱅의 ‘K’의 합성어인데요. Code Runner, Code Learner 등으로 읽히기도 합니다. 동음이의어를 노렸는데 다들 눈치채셨나요?
로드러너는 추격해 오는 적들을 피해서 스테이지 내의 모든 금괴를 확보한 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스테이지를 탈출하는 게임입니다. 모든 금괴를 획득하고, 계속해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며 레벨업을 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지식을 획득하고 성장하는 개발자들의 모습과 비슷하죠? 게임 컨셉과 이름이 모두 저희 행사 목적에 잘 부합하여 선택했습니다!
그렇게 코드러너의 포스터와 메인 디자인이 탄생했고, 현수막 / 배너 / 스티커 / 티셔츠 등 모든 판촉물에 귀여운 게임 캐릭터와 8 bit 벽돌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전문 디자이너가 아니다 보니 캐릭터를 만들려고 눈 빠지게 픽셀을 찍을 수밖에 없었답니다. 촉박한 일정 가운데 힘들게 만들었지만 많은 분들이 티셔츠와 스티커를 예뻐해 주셔서 정말 뿌듯했습니다!
2. 어떤 기술 주제의 발표들이 있었나요?
첫 번째 순서였던 키노트는 당시 CTO 였던 GD가 맡아주셨어요. 오픈, 공유, 소통을 통한 카뱅 개발자 문화 정립의 필요성에 대해 얘기해 주셨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표에는 아래 문구가 있었는데요, 행사가 끝나고 PC 바탕화면으로 만들어달라는 요청도 들어왔답니다🤗
선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려고 노력하며 서로에게 기꺼이 공유하고 배우며 우리의 성장이 카뱅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문화 카카오뱅크 (전) CTO, GD
사내 기술 컨퍼런스에서는 서비스를 개발/운영하며 얻은 노하우와 경험, 기술 리서치, 개인 스터디 내용 등 공유 가치가 있는 어떤 것이든 발표 주제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빅데이터분석팀 Ali의 ‘알고리즘 트레이딩으로 은퇴 도전하기 1부’는 알리가 회사 업무 외 스터디에서 공부하신 내용이라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은퇴 도전’에 이끌려 이 세션에 참석했다가, 생각보다 어려워서 역시 은퇴의 길은 멀다는 걸 깨닫고 나왔다는 후문이..🥲
그렇게 총 14개의 세션이 모였고, 비슷한 주제끼리 분류하여 2개의 트랙으로 구성했습니다. 발표자분들이 발표 직전까지 정말 열심히 준비해 주셨기 때문에 굉장히 수준 높은 기술 세션들을 볼 수 있었답니다. 발표가 끝난 후 질의응답도 활발해서 코드러너의 목표인 ‘기술 지식 공유’의 장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3. 기술 세션 외의 콘텐츠도 궁금합니다. 어떤 이벤트/코너가 있었나요?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던 ‘동전쌓기 대회’
물론 기술 세션이 가장 중요하지만, 오프라인 행사에 이벤트가 빠질 수 없죠! 저희는 어떻게 하면 가장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거워하고, 팀 내 유대감을 높일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참여하기에 너무 어렵지 않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응원할 수 있을만한 게임을 준비해야 했는데요. 다양한 아이디어가 오간 결과 ‘동전 쌓기 게임’이 최종 선택되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지점이 없는 인터넷 은행이라 회사에서 실물 화폐를 직접 만져볼 기회는 없는데요. 원래 시중은행 직원들은 창구 업무를 하다 보면 동전 세기, 지폐 세기의 달인이 된다고 합니다. 이 점에 착안하여 ‘우리도 진정한 은행원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동전을 만져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얘기가 나와서 이 게임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코드러너의 사전 붐업을 위해 본 행사 전에 이 동전 쌓기 대회의 예선전을 진행했고, 4강전과 결승전은 코드러너 당일 모두가 관람할 수 있도록 마지막 순서인 애프터파티에서 진행했습니다. 예선전을 진행하는 동안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응원을 와주시고 재밌어해 주셔서 담당자로서도 굉장히 즐겁게 경기를 운영했습니다. 선수분들은 ‘면접 때보다 더 떨렸다’, ‘없던 수전증이 생겼다’며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집중력으로 동전 쌓기 게임에 임해 주셨습니다. 별거 아닌 게임이지만 이로 인해 팀원들끼리 더욱 돈독해지셨기를 바랍니다!
카뱅인들의 숨은 면모를 볼 수 있었던 ‘페차쿠차’
점심시간에도 행사의 흐름이 끊기지 않게 ‘페차쿠차’라는 알찬 콘텐츠를 준비했습니다.
페차쿠차는 일본어로 잡담을 의미하는데요. 총 20장의 슬라이드를 한 슬라이드 당 20초씩 발표할 수 있습니다. 20초가 넘어가면 얄짤없이 바로 다음 장으로 넘어가요! 취미로 전국 팔도로 백패킹을 다니는 개발자 Cheeze의 백패킹 명소 소개부터, 운동과 건강한 삶의 중요성을 알려준 Ocean의 ‘Joy, Full’ 세션, 전국의 술안주 메뉴를 소개해준 Check의 신명 나는 세션까지 평소에 알기 어려웠던 기술 부문 구성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인기가 대단했습니다. 저도 행사 진행으로 정신없는 와중에도 페차쿠차는 열심히 들었는데요, 예상보다 너무 재밌어서 이 코너 준비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애프터파티, 그리고 기술그룹 리더들과의 진솔한 대화 ‘리더톡’
행사란 모름지기 뒤풀이가 있어야죠😜 애프터파티는 처음부터 맥주와 함께 하는 것으로 기획을 시작했습니다. 술과 맛있는 음식이 있다면 돈독해질 수밖에 없겠죠? 코로나로 인해 서로 교류하기 어려웠던 동료들과 삼삼오오 모여 앉아 네트워킹하는 모습을 보니 담당자로서 몹시 뿌듯했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것만큼이나 동료들을 알아가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애프터파티를 기획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바로 ‘리더톡’이었습니다. 이런 날이 아니면 오프라인 공간에 기술그룹 리더 모두를 초대해 진솔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 마련이 쉽지 않겠죠? 네트워킹을 하며 자연스럽게 리더들과 소통할 수 있는 코너를 마련하려 했어요. 그래서 각 부문의 리더 4분을 모시고, 사전에 받은 구성원들의 질문과 현장 질문을 드렸습니다.
현장에서 오간 이야기를 조금 엿볼까요?
오늘 인상 깊었던 발표는? 덧붙여 앞으로의 코드러너에 바라는 점은?
GD: 오늘 하루 총 7개의 세션을 들어보았는데요.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내용이 좋았고 바쁘신 와중에 이걸 다 준비하셨던 걸 생각하니 매우 자랑스러웠습니다. 이 정도로 행사를 준비한 줄은 몰랐는데, 하루짜리 행사지만 정말 알차고 기대했던 것 이상이었어요. 내년에는 3개 정도 트랙에 더 큰 곳에서 해 보면 좋겠습니다.
Jason: 코로나로 인해 이런 경험을 한 지가 좀 오래된 것 같은데, 모처럼 오프라인 행사를 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나중에는 외부의 연사들도 초청해서 같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컨퍼런스로 거듭났으면 좋겠습니다.
4. Special Thanks to. 13인의 스태프분들
사실 9월 6일 하루는 이 13분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거예요😢 코드러너가 최대한 많은 구성원 분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되었으면 해서 현장 스태프도 모두 기술 부문 구성원으로 모집했는데요, 별다른 리워드가 없었음에도 후다닥 신청해 주셔서 금방 마감되었답니다.
이렇게 모인 13명의 스태프분들은 세션 진행 보조, 행운권 배부와 출석체크, 점심 배부, 강의장 세팅과 정리 등 행사에 필요한 모든 궂은일에 앞장서서 도와주셨어요. 저도 처음이라 스태프 리딩에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다들 이해해 주시고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발 빠르게 행동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또 다들 성격이 너무 좋으셔서 벌써 엄청 친해졌답니다! 카카오뱅크 기술 부문이 얼마나 화기애애한지 사진으로 느껴지시나요?
담당자의 소감과 기대 한 마디!
Kode Runner 2022는 제가 카뱅에 합류한 후 처음으로 오프라인에 모두 모이는 자리였는데요, 미흡한 부분이 많았을 텐데 아낌없는 응원과 호평을 보내주셔서 무척 감사했습니다. 코드러너를 통해 카카오뱅크에 이렇게 수준 높은 동료들이 많다는 것, 카뱅이 기술에 이렇게 진심이라는 것이 와닿으셨기를 바랍니다. 더 나아가 ‘내년에는 내가 해볼까?’ 하는 마음이 우러나왔다면 베스트!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Kode Runner 2023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작년에 많은 분들이 호응해 주신 덕분에 이번에는 사내 공간이 아니라 훨씬 큰 외부 장소를 대관해서 더 많은 분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 만들고 있답니다.
앞으로도 Developer Relations 담당자로서 기술 그룹 모든 분들이 더 성장하고, 더 재밌게 일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Kode Runner 2023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