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카카오뱅크에서 Developer Relations를 담당하고 있는 Celina입니다.

올해 상반기, 카카오뱅크 기술 조직에는 새로운 행사가 생겼는데요. 바로 Clan Day(이하 클랜데이)입니다! 이 글을 통해 카카오뱅크의 클랜데이란 어떤 행사인지, 우리가 왜 시작하게 되었고, 어떤 순서와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는지를 한 편의 글로 정리하여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클랜(Clan)은 무슨 조직일까요? 🧐

카카오뱅크는 ‘목적 조직’과 ‘기능 조직’이 결합된 매트릭스(Matrix) 조직구조로 일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목적 조직이란, 다양한 직무의 구성원이 하나의 목적(서비스)을 가지고 한데 모여 일하고 있는 조직을 말합니다. 즉, 하나의 서비스를 만드는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무의 사람들이 하나의 조직에 모여 있는 것을 보통 목적 조직이라고 해요. 반면, 같은 직무의 구성원을 중심으로 모인 조직을 기능 조직이라 하는데요. 카카오뱅크에는 이렇게 목적 조직과 기능 조직이 공존하며 동일한 직무의 개발자라도 소속된 팀에 따라 함께 또는 각자의 업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투자, 결제, 개인사업자 등 상품을 기준으로 나누어진 목적 조직인 캠프(Camp)에 소속된 개발자들은 서버, 모바일, 코어뱅킹 등 다양한 직무의 개발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서로 다른 직무의 개발자들이 모여 하나의 상품을 속도감 있게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속된 캠프를 뛰어넘어 같은 직무 개발자들끼리 모여 함께 논의해야 할 일들도 많은데요. 이를테면 신기술의 도입이나 새로운 아키텍처로의 변경, 공통 시스템 설계와 같은 이슈들은 같은 직무의 개발자들끼리 모여서 결정해야 하는 중요한 사안입니다. 이를 위해 같은 직무의 개발자들이 모인 클랜(Clan)이 캠프와 별개로 생겨났습니다.

현재 카카오뱅크에는 크게 3개의 클랜이 존재하는데요. 바로 서버(Server)클랜, 코어뱅킹(Corebanking)클랜, 모바일(Mobile)클랜입니다.

클랜데이(Clan Day)는 어떤 행사인가요? 😲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동일 직무의 개발자들이 여러 팀에 나뉘어 있는데 클랜이란 이름으로 묶여있지만, 자신이 소속된 캠프의 목적 달성을 위해 바쁘게 일하다 보면 자연스레 클랜원들 간의 소통이 적어지기 마련입니다.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고, 서비스를 확장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역량과 전문성을 기르는 것도 필수적인데요. 해당 직무의 개발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기술 세션을 통해 클랜의 직무 전문성을 강화하고,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상호간 네트워킹을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행사가 바로 클랜데이입니다. 쉽게 말해서, 평소 일하느라 바빠 서로 얼굴 보고 이야기할 기회가 적은 클랜원들이 한 공간에 모여 인사이트를 얻고 네트워킹할 수 있도록 마련된 반나절 가량의 행사예요.

지난 3월에는 서버클랜데이, 4월에는 코어뱅킹클랜데이가 있었는데요. 올 상반기 마지막 차례인 모바일클랜데이도 조만간 진행될 예정입니다.

그럼 앞서 진행한 두 클랜데이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확인해 보시죠!

서버 개발자들 모여라! 서버클랜데이(3/22)

지난 3월의 마지막 주 금요일에 진행된 제1회 차 서버클랜데이는 기술 세션 2개와 World Cafe 형식의 토론으로 구성되었는데요.

첫 번째 세션으로 카카오뱅크 서버개발자 분들이 업무에서 주로 사용하는 API Gateway인 ‘고터(Gotor)’와 ‘남부(Nambu)’의 상세한 내용에 대해 서비스아키팀의 Locke가 발표해 주셨습니다. 참고로 Gateway 이름은 전부 서울의 버스 터미널인 고속버스터미널남부터미널에서 따왔다고 해요. 고속터미널과 남부터미널처럼 수많은 연결편들이 API Gateway를 지나다니는 모습을 생각하며 붙인 이름이라고 하는데, 네이밍 센스가 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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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개발 공통의 API Gateway'를 주제로 발표 중인 Locke

참고로 해당 세션은 서버클랜 내에서 고터와 남부의 역할 차이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아 준비되었는데요. 해당 세션의 발표자이자 API Gateway를 개발했던 Locke는 이렇게 많은 서버개발자들이 한데 모이는 자리가 없어서 전파가 어려웠었는데, 마침 이번 서버클랜데이를 기회로 고터와 남부 API Gateway를 궁금해하던 서버 개발자들에게 명확히 설명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합니다.

두 번째 세션은 수신개발팀의 Willie가 업무에서 사용하기 위해 직접 제작한 API Simulator에 대한 소개를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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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든 API Simulator를 소개하고 있는 Willie

Willie는 신규 API가 계속 늘어나고 스펙이 자주 변경되어 생기는 불편함과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API Simulator를 직접 개발하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툴을 통해 누구든지 mock 데이터를 편하고 빠르게 바꿀 수 있고, 바뀐 스펙 내용을 자동으로 알려주며, 누가 왜 변경했는지에 대한 이력 관리가 가능하다고 소개해주셨습니다.

그간 Willie가 속해 있는 캠프에서만 사용하고 있었는데, 다른 캠프의 서버 개발자 분들도 적극 활용하실 수 있도록 이번 서버클랜데이에서 소개하고 홍보하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마지막 시간은 서버클랜 내의 기술 부채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앞만 보고 바쁘게 달리다 보면 해결해야 할 기술적 이슈들이 조금씩 쌓이게 되는데요. 이번 토론을 통해 현재 서버클랜 내에는 어떤 기술 부채들이 쌓여있는지를 규명하고, 해결 우선순위도 정해보고, 각자 생각하는 해결책에 대해서도 얘기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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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 토론을 통해 도출된 기술 부채 항목들을 벽에 붙여두고 투표해 보는 World Cafe 토론 세션

토론 시간 내내 정말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갔는데, 토론이 끝나고 각 조의 Host 분들이 발표해 주신 내용을 들어보니 대부분 비슷한 주제를 고민하고 있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서버클랜데이 이후에도, 그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실제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조직과 리더에게 공유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추진 중에 있습니다.

코어뱅킹 개발자들의 한 마당, 코어뱅킹클랜데이(4/26)

실제 뱅킹업무와 관련된 시스템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개발자들이 속한 코어뱅킹클랜은 사용자들이 보는 카카오뱅크 모바일 앱 화면의 뒷단에서 처리되는 은행의 로직을 담고 있는 시스템, 소위 말해 ‘계정계’와 계정계에서 처리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광범위한 분석과 보고, 의사결정 지원 기능을 담당하는 ‘정보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코어뱅킹클랜은 앞서 말씀드린 3개의 클랜 중 가장 많은 수의 인원을 자랑하는데요. 지금으로부터 약 5년 전, 총인원이 50명이었던 시절을 마지막으로 한 자리에 모인 날이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난 4월 마지막 주 금요일, 제1회 코어뱅킹클랜데이을 계기로 처음으로 코어뱅킹클랜 소속 전원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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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뱅킹 클랜데이 사회를 보는 Celina & 점심으로 배부한 맛있는 샌드위치

코어뱅킹클랜데이는 클랜원들 간의 네트워킹에 중점을 두고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지난 몇 년 간 구성원이 급격하게 늘어났고,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이 중심을 이루었던 코시국을 거치고 보니, 서로 모르는 얼굴도 많고 각 팀이 정확하게 어떤 업무를 하는지 속속들이 알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에요.

이를 좀 더 쉽게 풀어보고자, 코어뱅킹클랜의 클랜장인 Tony의 ‘코어뱅킹의 역사’ 세션이 오프닝을 장식했는데요. 코어뱅킹 조직이 지금까지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그리고 카카오뱅크 내에서 어떤 팀까지가 코어뱅킹의 범위에 속하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해 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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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게아 이론을 시작으로 지금의 카뱅 조직을 다양한 국가에 빗대어 설명중인 Tony

특히 각 팀의 특징과 맡은 업무를 국가에 연결해 설명해 주신점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예를 들어 EDW(Enterprise Data Warehouse)를 관리하는 금융데이터엔지니어링팀을 자원이 많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비유해 주셨어요. 흥미로운 비유와 깨알 퀴즈 이벤트까지 준비되어 있었던 덕에 지루하지 않게 코어뱅킹의 역사와 각 팀의 역할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뒤이어 진행된 세션은 랜덤으로 선정된 코어뱅킹클랜 소속 3개 팀이 팀의 업무와 구성원들에 대해 짧게 소개하는 시간이었는데요. 팀 이름만 봤을 땐 어떤 업무를 담당하시는지 잘 감이 오지 않았던 팀들에 대해서도 깊이 알 수 있게되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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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을 너무 애정한 나머지, AI를 활용하여 제작한 팀 주제가를 들려주신 종합정보개발팀 😎

기술 세션으로는 올해 1월에 출시된 펀드 서비스의 시스템 구축기를 투자개발팀 Teo가 들려주셨고, 또 코어뱅킹 개발문화 개선을 위해 작년 여름부터 자체적으로 구성된 ‘뉴코아TF’의 성과와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개인사업자개발팀의 Jerome이 발표해 주셨습니다. 두 세션 모두 코어뱅킹 개발자 분들이 평소에 궁금해하고 필요로 했던 내용을 시원하게 짚어주셔서 무척 유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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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뱅킹 업무를 더욱 새롭게, 뉴코아TF에 대해 설명 중인 Jerome

마지막 시간에는 서로 친해질 수 있도록 몇 가지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사전에 준비했던 ‘코뱅(코어뱅킹)’ 2행시 이벤트 수상작 발표, 조별 아이스브레이킹 시간, 그리고 카톡 방탈출 조별 대항전을 준비했습니다.

코뱅 2행시 이벤트 수상작을 2개만 엿볼까요? 👀

[수상작 1]
코: 어뱅킹이
뱅: 크(은행)이다.
👉 선정 사유? 클랜데이의 목적에 맞게 참석하는 대중의 자긍심을 돋우는 작품이라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수상작 2]
코: 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 이래
뱅: 기를 주면은 코로 받지요
👉 선정 사유? 제출한 작품 중 최초로 카카오뱅크, 코어뱅킹과 관련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막쓴 듯한 무심함이 포인트라 선정했어요.

조는 랜덤으로 배치해, 잘 모르는 분도 알아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기도 했지만, 돌아가며 자기소개도 하고 열심히 조별 대항 단체게임 문제를 풀면서 클랜데이를 시작하기 전보다 훨씬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답니다.

참가자 후기

사내 클랜데이에 실제로 참여했던 분들의 소감은 어떨까요? 서버클랜데이와 코어뱅킹클랜데이 참가자 분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서버 클랜원들이 함께하고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것만으로도 너무 좋은 자리였다고 생각합니다. 토론에서 나왔던 이야기들이 실제로 업무에 반영되고, 클랜의 활동과 결과물이 더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코어뱅킹 구성원이 많아지면서 기존 구성원들은 물론이고 새로 합류하는 사람들과도 서로 알아갈 기회가 없었는데, 좋은 자리 마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자리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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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팀에서 나와 유사한 업무를 하고 있는 사람들과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클랜데이

마무리

사실 시작할 당시만 해도, 클랜데이는 원래 진행하고 있던 사내 기술 세미나 DevCon에서 조금 확장된 규모 정도로 생각하고 기획한 행사였어요. 하지만 준비 과정에서 직접 클랜 분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여러 가지 아이디어와 이벤트가 더해지면서 더욱 알차고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서버클랜은 이번 1회 차 클랜데이를 계기로 매월 1번씩 모여 각 캠프별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그 속에서 얻은 기술적 경험을 나누는 자리를 갖고 있습니다. 코어뱅킹클랜 역시 앞으로 이런 자리를 더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싶다고 하셨고요! 이렇게 클랜데이라는 행사가 같은 직무이지만 서로 다른 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가는 분들이 활발히 교류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된 것 같아 매우 뿌듯했습니다.

앞으로도 기술 조직 구성원분들이 더 잘 교류하고 만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자리를 마련해 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