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카카오뱅크 기술XR팀에서 Developer Relations을 담당하고 있는 Ashley입니다. 저는 카카오뱅크 기술 직군과 사내외 기술 커뮤니티를 연결하고, 기술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며, 개발자들이 더 나은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과 프로그램을 고민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사내 기술 컨퍼런스인 KodeRunner 2025를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경험한 과정과 배움을 공유하려 합니다. 행사 준비 과정부터 당일 운영, 그리고 DevRel 관점에서 바라본 변화까지 솔직하게 담아냈습니다.
이 글이 조직 내에서 기술 문화를 직접 만들어가고 싶은 개발자와 리더, 그리고 Developer Relations나 사내 커뮤니티 운영을 고민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어떻게 하면 구성원이 주인공이 되는 기술 행사를 만들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카카오뱅크 기술 부문의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려 합니다. 먼저 현장 스케치 영상으로 KodeRunner 2025의 분위기를 느껴보세요!
1부. 프롤로그 │ 왜 ‘Shift Up’인가
레벨 업이 필요한 순간
2025년 연초부터 카카오뱅크 기술조직은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AI 검색과 금융계산기 등 AI 기반 금융 서비스를 오픈하고, 내부 시스템을 고도화하며, 기술문화를 정착시키기까지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빠른 성장은 언제나 새로운 질문을 함께 가져옵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이 쏟아지는 흐름 속에서, 카카오뱅크는 ‘지금의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를 스스로에게 물어야 했습니다.
그 답을 담은 것이 올해의 키워드, Shift Up이었습니다. 자동차 기어를 한 단계 높이며 속도를 바꾸듯, 기술조직이 새로운 시대로 도약하기 위한 가속화 과정을 담고자 했습니다. AI 시대로 접어든 지금, 기술 중심 은행인 카카오뱅크는 AI를 단순한 업무 효율화 도구로만 보지 않습니다. 조직의 일하는 방식과 사고방식, 그리고 기술 전략 전반에 걸쳐 AI를 도입해 향후 출시될 서비스와 임직원의 생산성 측면에서 주체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을 계속해서 모색하고 있습니다.
KodeRunner는 기술조직 구성원들의 축제로서 하루 동안 동료의 이야기를 듣고, 직접 체험해보며, 카카오뱅크의 기술 방향성과 구성원의 생각이 만나는 하루가 되길 바랐습니다. 특히 2025년의 KodeRunner는 단순한 기술 컨퍼런스를 넘어, AI가 만들어갈 미래 속에서 우리의 기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함께 듣고, 체험하고, 이야기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KodeRunner 2025의 설계 철학
이번 KodeRunner를 준비할 당시, 작년에 처음 시도했던 Swap Space 부스의 경험을 떠올리며 “구성원이 좀 더 몰입할 수 있는 기술 컨퍼런스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AI 시대의 변화는 기술만의 영역이 아니라, 사람과 조직 그리고 문화가 함께 움직여야 완성되는 여정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직접 체험했을 때 더 와닿는 점이 있기에 사내 구성원들이 몰입해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몰입’을 핵심 지표로 삼고 프로그램을 구성했습니다. 기술 세션 발표뿐 아니라 Swap Space, Hands-on 워크숍, OST(Open Space Technology) 토론, Zero UI 체험존 등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참가자들이 직접 체험하고 대화하며, AI 시대의 기술이 개인과 조직의 일에 어떻게 연결되는지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KodeRunner 2025 준비 여정
KodeRunner는 2021년 카카오뱅크 판교 오피스에서 처음 탄생할 때부터 함께 지켜보고 만들어온 행사였기에, 저에게 특별한 애정을 가진 기술 컨퍼런스입니다. 매년 함께하면서 사람들이 어떤 부분에서 가장 의미를 느끼는지, 또 우리가 무엇을 시도해야 더 나은 경험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있는 지점들이 생겼습니다.
2025년에는 약 750명 규모의 사내 최대 기술 행사를 처음부터 마무리까지 메인으로 담당한다는 부담감도 컸습니다. 처음 경험하는 행사가 아니다 보니 오히려 ‘기존의 아쉬웠던 점을 보완하며 기억에 남을 수 있는 행사여야 한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따라왔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다시 돌아보고, 주변의 의견을 더 귀 기울여 들으며, 모두가 잊지 못할 KodeRunner 2025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1. 기획부터 운영까지, KodeRunner를 함께 만든 고준위
올해 KodeRunner는 다섯 명으로 구성된 KodeRunner 준비위원회(이하 ‘고준위’)와 함께했습니다. Kenny, Tk, Louis, Nuri, Elin 이렇게 다섯 분이 함께해주셨는데요. 지난 5월 첫 모임을 시작으로, 격주 점심시간마다 만나 행사를 함께 만들어갔습니다. 회의에서는 행사의 큰 틀 기획부터 기술 세션 선정, Swap Space 부스 구성, 크고 작은 이벤트까지 모든 것을 함께 논의하고 결정했습니다. 고준위는 각각 세션 마스터와 부스·이벤트 마스터 역할을 맡아 성공적인 KodeRunner 2025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달렸습니다.
먼저, 세션 마스터는 행사 2주 전부터 사내에서 이루어진 기술 세션 발표 리허설 및 당일 각 세션 현장에 참여하여 발표자들과 함께하며 좀 더 퀄리티 있는 발표가 되도록 지원했습니다. 또한 부스·이벤트 마스터는 Swap Space 부스를 비롯한 현장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참가자들의 몰입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향을 함께 고민했습니다. 이처럼 고준위는 단순히 의견을 내는 것을 넘어, 실제 행사의 준비 과정부터 현장 운영까지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습니다.
2. KodeRunner의 정체성을 담은 브랜딩
올해 4회차를 진행하다 보니, 내부 행사이지만 KodeRunner가 점점 외부로도 알려지는 행사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시각적 브랜딩에 더 신경을 썼습니다. 향후 사용될 KodeRunner의 공식 로고를 확립하고, 기존 카카오뱅크 컬러 가이드라인 내에서 이번 2025 행사를 위한 밝고 경쾌한 무드의 색상 팔레트를 구성했습니다. 노랑을 메인으로, 주황·파랑·초록을 보조 색상으로 설정해 각 프로그램의 특징에 맞게 활용했습니다. 또한 로고 좌측에는 올해 KodeRunner의 키 메시지인 ‘Shift Up’을 배치하여 시각적으로도 명확하게 전달되도록 했습니다.
디자인 작업은 기술XR팀과 브랜드디자인팀이 역할을 나누어 진행했습니다. 기술XR팀에서는 KodeRunner 굿즈, 내부 공지, 안내판, Swap Space 부스 제작에 필요한 디자인 전반 등 실질적인 디자인 작업을 담당했고, 브랜드디자인팀에서는 가이드라인, 포토월 & 배너, KodeRunner 오프닝 영상 제작 등 행사 전반의 분위기와 브랜딩을 보여줄 수 있는 디자인에 집중했습니다. 두 팀의 협업으로 KodeRunner만의 일관된 시각적 브랜딩이 완성되었습니다.
실제 참가자들로부터 “기존의 KodeRunner와 다르게, 올해는 ‘카카오뱅크만의 기술 행사’임이 잘 느껴지는 행사 같다” 라는 피드백을 받았을 때, 우리의 의도가 행사에 잘 녹아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3. KodeRunner를 함께 완성한 25명의 스태프
카카오뱅크에서는 매년 KodeRunner를 앞두고 사내 기술직군을 대상으로 스태프를 모집합니다. 올해 역시 KodeRunner를 함께 만들어갈 총 25명의 구성원이 스태프로 합류했습니다. 바쁜 업무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술 조직 구성원 분들이 KodeRunner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 적극 지원해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모든 스태프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스태프로 지원해주신 분들이 행사 당일 역할에 혼란을 겪지 않도록, 스태프 OT를 진행하여 각자 배정받은 역할과 업무를 상세히 안내했습니다. 또한, 행사 D-1에는 선발대와 후발대로 나누어 수원컨벤션센터에서 현장 리허설을 진행했습니다. 이 리허설을 통해 실제 운영 모습을 시뮬레이션하며 만반의 대비를 갖출 수 있었습니다.
행사를 하루 남겨둔 리허설 현장에서 각 스태프들은 사전에 안내받은 내용을 기반으로, 담당 역할을 집중적으로 시뮬레이션했습니다. 특히 핸드북(Handbook), 단체 게임, 럭키드로우 개발을 맡은 개발 스태프들은 실 작동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종 점검을 수행하며 만반의 준비를 하였습니다.
4. 더 나은 경험을 위한 운영 개선
지난 행사 피드백을 반영해 여러 운영적 개선을 진행했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행사를 진행하면서, 참가자 이동 편의를 위해 기존 셔틀 외에 ‘광교중앙역 ↔ 수원컨벤션센터’ 순환버스를 신설했습니다. 또한, 작년에 큰 호응을 얻은 참여형 프로그램 강화를 위해 Swap Space 부스를 확대했고, 더욱 풍성한 After Party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9월 18일 목요일, D-1 현장 리허설 날에는 고준위, 스태프, 기술XR팀이 협력하여 굿즈 패키지 조립부터 판교 오피스에서 전달된 장비들의 인터넷 연결 및 노트북 세팅까지, 모든 현장 준비를 손수 진행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기술세션 발표자, 페차쿠차 연사 & MC, 핸즈온 강연자, 부스 운영진들 또한 참석하여 사전 점검을 진행함으로써 다음 날 행사 준비로 여념 없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기술조직 모두가 하루 동안 즐기는 행사를 만들기 위해 이렇게 많은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라는 피드백에서처럼 많은 분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그만큼 더 KodeRunner에 애정을 가지고 준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D-1 현장 리허설을 거쳐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을 때, 25명의 스태프와 5명의 고준위, 그리고 기술XR팀의 목표는 하나였습니다.
2부. 9월 19일, KodeRunner 2025의 하루 - 등록, Keynote, 기술세션
아침의 시작: 등록과 입장
아침 8시 30분, 수원컨벤션센터 로비가 서서히 활기를 띠기 시작했습니다. 등록대에서는 핸드북 내 삽입된 QR코드를 스캔해 빠른 입장이 이루어졌습니다. 핸드북은 단순한 일정표를 넘어, 세션 정보, 부스 지도, 럭키드로우 응모 QR까지 담은 KodeRunner의 통합 안내서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사내 앱을 통해 개인별 QR코드가 발급되었고, 행사 참여 횟수에 따라 럭키드로우 응모권이 추가로 발급되는 방식이어서, 많은 분들이 더 많은 응모권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사에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참가자들에게는 등록과 동시에 굿즈 패키지와 클래퍼, 컵과일, 생수가 제공되었습니다. 특히 이번 KodeRunner 2025 굿즈는 팀 내에서 여러 컨퍼런스 참여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실용적인 것이 무엇일까?’ 를 중점적으로 고민한 끝에 탄생했습니다. 기념 티셔츠와 스티커는 물론이고, 우산, 쇼핑백, 수건 등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필수 아이템 위주로 굿즈를 구성하여 참가자들이 오래도록 올해의 KodeRunner를 기억할 수 있게 준비했습니다.
Shift Up을 여는 Keynote
오전 10시, 카카오뱅크 기술 조직을 이끌고 계신 CTO Conrad의 키노트와 함께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AI 기술이 업무와 삶에 녹아드는 시점을 맞아, Conrad는 올해의 키워드인 ‘Shift Up’을 중심으로 카카오뱅크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과 인사이트를 제시해주셨습니다.
이어서 CEO Daniel과 부대표 Jade가 무대에 함께 올라 ‘AI 시대를 맞이한 카카오뱅크의 비전’을 전해주셨습니다. AI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조직의 일하는 방식과 사고를 바꾸는 전환점임을 강조하며 ‘Shift Up’이라는 키워드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풀어냈습니다. 특히, CEO Daniel은 사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The Challenge 대회’를 공표했습니다. 사내 업무의 생산성 측면에서 AI를 이용해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바꾼 팀에게 팀 포상 차원의 리워드를 제시하며, 사내 구성원들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습니다.
키노트 세션이 끝난 뒤인 오전 11시부터는 본격적으로 세 개의 트랙에서 준비된 기술 세션들이 시작되었습니다.
지식과 경험의 공유: 3개의 트랙, 12개의 세션
올해 KodeRunner는 AI, Tech, Debt Free 세 가지 트랙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각 트랙은 카카오뱅크 기술조직이 한 해 동안 오픈한 서비스와 탐구한 기술 주제, 노하우를 사내 구성원들에게 공유하는 자리였습니다.
🧡 AI Track
먼저 AI Track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출시한 ‘AI 서비스의 기획·개발·보안 전 과정’을 다뤘습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출시된 AI 기반 검색, 금융계산기 서비스의 기획부터 구현까지의 여정을 실제 담당자들이 직접 소개하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 🎙️ AI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의 마음가짐 : 블랙박스를 열어본다는 것 / 대화형AI캠프 Kk
- 🎙️ 카카오뱅크 대화형 AI로 보는 LLM 검색 서비스의 모든 것 / AI개발팀 Mason
- 🎙️ “AI가 다 해줍니다!”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 AI개발팀 Chase
- 🎙️ AI의 두 얼굴 그것이 알고 싶다 : 혁신과 보안, 그 균형을 찾아서 / PIS팀 Aiden
💙 Tech Track
Tech Track은 크게 ‘백엔드’와 ‘코어뱅킹’ 중심의 주제로 이루어진 세션들이었습니다. 특히 올해 사내에서 자발적으로 의기투합하여 탄생한 AI 코드리뷰 시스템 Kori 이야기부터, 알림시스템, 테스트 자동화, ORM 활용법 등 개발 과정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공유했습니다.
- 🎙️ 딸깍 한 번이면 코드리뷰 완성! : AI 리뷰 시스템 제작기 / 뱅킹모바일팀 June & Wind
- 🎙️ Kotlin도 단짝 ORM 있어요 / 뱅킹서버팀 Bambi
- 🎙️ 테스트 때문에 늙지 마세요, 자동화에 양보하세요. : 코드 한 줄 없이, 테스트 끝 / 뱅킹코어1팀 Ten
- 🎙️ 잔말 말고 알림 발송기 풀파워로 돌려! : 10배 성장한 알림 발송기의 재탄생 / 플랫폼엔지니어링팀 Remy
💚 Debt Free Track
Debt Free Track에서는 제목처럼 ‘기술 부채를 해소’한 경험과 서비스가 소개됐습니다. DevOps, 인프라, 프론트엔드 영역에서 기존의 불편하고 오래된 기술적인 어려움을 개선하고 효율을 높인 사례 중심의 발표들이 진행되었습니다.
- 🎙️ 계정계DB 100% : 한 점의 오차 없는 데이터를 위한 최적화 여정 / DB기술팀 Kyle
- 🎙️ 대문자 I지만 문의대응은 하고싶어 / 플랫폼엔지니어링팀 Light & Dana
- 🎙️ 자고 일어났더니 서버가 태어났다 : 손대지 않고 만드는 K8S 왕국 / 신뢰성엔지니어링팀 Watt
- 🎙️ 3D 모델링 툴 없이, 코드만으로! : Floor부터 DOMS까지 / 기술기획팀 Ben
각 트랙별로 오전 2개, 오후 2개의 세션이 진행되었고, 매 세션마다 많은 참가자들이 강연장에 자리했습니다. 세션이 끝난 후에는 발표자와 직접 만나 궁금한 점을 더 이야기할 수 있는 Q&A 룸이 별도로 마련되어, 질문이 있는 참가자들은 그곳으로 자리를 옮겨 논의를 이어갔습니다.